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세계문화관 ‘고대 그리스·로마실’ 신설

그리스가 로마에게, 로마가 그리스에게’
기사입력 2023.08.14 15:46 조회수 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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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미네르바상

 

 

 

[서울문화인] 인류의 역사에 고대 그리스와 로마가 남긴 유산은 넓고도 깊다. 민주정, 로마법, 철학과 같이 오늘날의 사람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제도적 유산은 물론 우리가 늘 바라보는 하늘의 별과 별자리도 그리스 신화와 관련되어 있다.

 

우주는 언제나 인류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세계인 것처럼 호기심이 가장 많은 어린이들에겐 그리스·로마 신화는 가장 호기심을 자극하는 신화이다. 그래서 어린이들은 웬만한 성인들보다 그리스 신화를 줄줄 꿰뚫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상설전시관 3층 세계문화관에 새롭게 신설한 고대 그리스·로마실-그리스가 로마에게, 로마가 그리스에게에는 이런 특징을 반영하듯 가족과 동반한 어린이들이 유독 많이 보이고 있다. 이번 고대 그리스·로마실은 고대 그리스·로마의 신화와 문화를 주제로 한 전시로 국립중앙박물관이 2019년부터 조성한 이집트실(2019~2022), 세계도자실(2021~2023), 메소포타미아실(2022~현재)에 이어 개최하는 네 번째 세계 문명·문화 주제관 전시이다.

 

전시는 세계적인 서양 고대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오스트리아의 빈미술사박물관과 공동 기획하였으며, 027530일까지 4년간 진행된다.

 

특히 이 전시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를 모두 대상으로 하는 드문 전시이다. 2000년 이후 국내에서 열렸던 그리스, 로마 관련 전시는 대부분 그리스나 로마 중 한쪽에 집중하였다. 물론, 그리스를 주제로 한 전시에도 필연적으로 로마 시대 작품이 다량 포함되곤 했지만, 이번 전시는 처음부터 그리스와 로마 두 문화의 관계에 초점을 맞춰 두 나라의 신화와 문화를 살펴보려 한다는 점에 차별점이 있다.

 

전시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문화를 신화의 세계’, ‘인간의 세상’, ‘그림자의 제국이라는 세 가지 주제로 나누어 살펴보고 있다.

 

먼저 1신화의 세계에서는 말 그대로 그리스에서 로마로 전래된 신화를 다루고 있다. 이곳에는 신들의 모습이 그려진 그리스 도기와 토제 등잔, 로마 시대의 대형 대리석 조각상, 소형 청동상 등 55점이 소개되고 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신들의 왕 제우스상이 LG디스플레이의 투명OLED를 통해 신비롭게 구현 마치 신들의 세상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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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는 중요한 신들의 권능과 관장 영역, 관련된 일화를 전시품과 영상으로 소개하는 한편으로 고대인들에게 이 같은 신화가 왜 필요했는지를 중심에 두었다. 또 그리스의 신화를 로마인들이 받아들이면서 세계에 대한 해석, 즉 세계관을 공유하게 되었음을 강조하고 있다. 그 밖에도 신의 모습을 아름다운 인체로 표현한 이유와 신화의 종교적 성격에 대해 알려주는 전시품들이 소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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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간의 세상에서는 그리스와 로마의 독자적인 발전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초상 미술에 초점을 맞추고 결과적으로 서로를 도운 두 문화의 관계에 집중하고 있다. 그리스가 기원전 2세기 로마에 점령당하는 역사적 상황에도 불구하고 그리스의 신화, 철학, 문학, 조형 예술은 로마에 깊이 영향을 주었다. 조형 예술에 있어서 로마는 그리스 고전기의 조각 걸작들을 수집하고 대규모로 복제해 공공장소와 개인 저택에 세워두곤 했는데, 결과적으로 이 같은 로마의 그리스 애호 덕분에 그리스의 문화 요소가 로마 제국 곳곳에 전파될 수 있었고, 그리스의 원본 걸작들이 대부분 없어진 지금에도 그 모습을 재구성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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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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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공간은 초상 조각들이 주로 전시되었던 로마 시대 빌라의 모습으로 꾸몄다. 관람객들도 한가운데 차려진 연회에 초대받아 고대 그리스·로마 사람들처럼 신과 죽음, 그리고 현실에 대해 철학적 대화를 나누는 참석자가 되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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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그림자의 제국에서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사후관을 살펴보고 있다. 대부분의 고대 국가에서 나타나듯 그리스·로마인들도 죽음으로 삶이 완전히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존재 형태로 이행하거나 전환된다고 생각했고, 무덤과 장례의식에 큰 의미를 부여하였으며, 산 자가 계속 기억해 준다면 망자는 영원히 산다는 믿음을 갖고 있었다. 따라서 가족뿐만 아니라 행인들이 죽은 이의 이름을 읽고 새겨진 형상을 보고 그를 기억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겨서, 무덤의 위치를 길에서 가깝게 하고 오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도록 호화롭게 꾸몄다. 유골함과 석관에도 글과 이미지를 새겨 죽은 이를 기억하려고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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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말미에는 다시 처음의 질문, 그리스와 로마 두 문화의 관계로 돌아온다. 신화는 한 공동체가 세상을 이해하고 설명했던 방식인 만큼, 신화의 공유는 생각과 가치의 공유로 이어졌다. 이 공통된 세계관과 사후관이 그리스와 로마의 기반이었다. 뿐만 아니라 로마는 그리스라는 자양분을 토대로 예술과 철학과 문학을 꽃피울 수 있었고, 그리스는 로마 덕분에 잊히지 않는 영원한 고대의 문화로 살아남게 되었다.

 

전시는 신화, 초상 미술, 장례 등의 주제를 통해 얽혀 있던 고대 그리스와 로마가 함께 나누고 또 따로 이루었던 예술과 문화와 역사의 장면들을 강조하는 것으로 끝맺는다.

 

그리스와 로마 문화의 가지와 세계관은 아주 넓게 뻗어 있고 여전히 우리에게 많은 영감을 준다. 이를 보여주기 위해 전시장의 한 공간에는 음악평론가, 물리학자, 패션디자이너, 사제, 배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명사 8인의 인터뷰를 모은 영상인 나의 원픽이 상영되고 있다. 이들은 전시품을 한 점씩 골라 각자 분야의 시각으로 본 감상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서 전시품을 보는 다양한 방법을 엿볼 수 있다.

 

더불어 이 전시에는 발달장애인, 시각장애인을 위한 쉬운 해설 정보와 촉각전시물, 점자안내판이 준비되어 있다. 전시는 무료이며 전시 설명은 71일부터 하루 3(11:00, 13:00, 15:00) 진행된다. [허중학 기자]

 

 

 

 

 

[허중학 기자 ost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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