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현대, ‘한국적 개념미술’을 개척한 선구자로 평가받는 성능경 작가 개인전

기사입력 2023.09.07 10:07 조회수 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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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능경(1944년생) 작가

 

 

 

[서울문화인] 팔순을 앞둔 작가가 전시장 한편에서 신발과 셔츠를 벗고 맨손 체조를 시작한다. 팔 돌리기 등 다양한 맨손 체조를 선보인다. 가끔 거친 숨을 내쉬기도 하지만 팔순의 나이에도 젊은이보다 유연한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이 체조는 학창시절 선생님으로부터 배워 지금까지 즐겨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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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개인전에서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성능경 작가

 

 

누가 이런 걸 예술이라고 하겠냐 하겠지만, 나는 이런 것을 예술이라고 하는 사람이라고 밝힌 사람이 바로 한국적 개념미술을 개척한 선구자로 평가받는 성능경(1944년생) 작가가 갤러리현대의 성능경의 개인전 성능경의 망친 예술 행각개막에 앞서 펼친 퍼포먼스이다.

 

예술 중 미술만 유독 물질이 있다. , 소설, 영화, 음악 모두 물질이 없다. 물질성 때문에 재산 가치로 평가된다. 미술에서 물질성을 제거하는 작업이 (나의) 개념미술이었다” - 성능경

 

1970년대부터 지금까지 주류예술계와 다른 개념 미술 행보를 밟아온 성능경의 개인전에서 파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 날 작가의 퍼포먼스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갤러리 벽면에 설치된 자신의 오래된 사진을 활용한 작품 현장에 대해 당시 상황에 대한 설명과 함께 벽면에 타이틀을 적어내려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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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현대 성능경 개인전 성능경의 망친 예술 행각

이번 전시는 2010년대 초반부터 한국 실험미술을 재조명해 온 갤러리현대가 처음으로 조명하는 성능경의 개인전으로 전시에는 작가의 시대별 대표작 140여 점을 엄선해 미니 회고전의 형식으로 작품 세계를 조망하고 있다.

 

전시 타이틀인 망친 예술행각은 성능경 작업만이 지닌 삶과 예술의 경계에서 생각의 틈새를 제시하고자 하는 작가의 예술관을 응축한 키워드로 평생 비주류적 태도를 고수하며 자신의 작품을 망친 예술로 명명함으로써 전통적인 예술 심미관을 재성찰하고, 틀에 박힌 예술의 문법과 인간 삶의 조건을 향해 질문하는 행각(퍼포먼스)’의 변주를 오늘날까지 실천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성능경은 1970년대 초반부터 Space & Time 조형미술학회(ST)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당대 미술 흐름과 차별화되는 물질성이 최소화되고 미술가의 몸과 행위가 중심이 되는 독자적 작품 세계를 구축했다.

 

1974년 사진 작업 제작을 결심한 그는 중고 니콘 F2 카메라를 구입하고 독학으로 사진술을 익혔다. ‘사진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개념미술의 어법을 지닌 사진 작품을 발표하던 그는 1976년부터 한국 현대미술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수축과 팽창(1976)검지(1976) 등의 대표작을 잇달아 발표하였다.

 

이 작품은 일련의 신체 행위를 기록한 사진과 퍼포먼스를 결합한 새로운 유형의 작품으로19763인의 EVENT전에서 공개한 수축과 팽창은 작가가 손을 뻗어 몸을 최대한 부풀려 팽창시키고 바닥에 엎드려 최소한 수축시키는 행위를 기록한 사진 12장으로 구성되었다. 19765ST에서 공개한 검지는 작가가 팔을 쭉 뻗어 검지에 카메라의 초점을 맞추고 점차 입으로 검지를 가져가면서 초점을 수정하며 촬영한 아홉 장면을 17장으로 인화해 수평으로 나열한 작품이다.

 

이번 전시에는 사진 제작을 위해 인화한 최초의 인쇄용 사진과 그것으로 제작된 인쇄용 필름이 함께 전시되어, 사진이 주요 매체가 되는 성능경식 개념미술 작업의 실험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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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1층 사방 벽을 리듬감 있게 가로지르며 점령한 사진-설치작 현장은 신문의 보도사진을 작업의 매체로 활용한 성능경의 대표 연작으로 신문, 사진, 드로잉 행위가 혼합되어 완성된 작품으로 1979년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열린 5회 서울 현대 미술제에서 첫 선을 보였다. 작가는 이 연작을 위해 몇 년에 걸쳐 모든 종류의 신문 보도사진을 채집하고 그중 1,500여 장을 선별하여 마이크로 렌즈로 접사 촬영하였다. 그 후 먹과 세필로 35mm 필름에 다양한 편집 기호를 추가로 그려 넣고 23 x 35 cm 크기의 젤라틴 실버 프린트로 확대 인화하였다. 작가는 신문 보도사진에서 사건 현장을 지시하고 독자에게 보는 방법을 제시하기 위해 새겨진 점선, 화살표, , 세모, X표 등의 편집 기호를 그려 넣었다. 작가는 1979년부터 1985년에 걸쳐 2,000여 점의 사진을 인화했으며, 현재 1000여 점의 원본이 그대로 남아 있다.

 

작가는 현장의 제작 의도가 신문 편집자가 제시하는 사진 해석을 무효화하고 재해석하는 행위라고 강조한다. 동시대 미술의 방법론인 차용의 어휘를 시대를 앞서 구현한 현장연작은 세월의 흐름에 따른 한국의 시대 상황을 고스란히 포착한 역사적 아카이브이자, 작가의 드로잉과 행위의 기록물이며, 사진을 출발점으로 삼은 작품임에도 복제가 아닌 원본성을 지닌다는 점에서 미술사적 가치를 높게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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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전시에는 19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전업 작가이자 네 아이를 둔 가장이라는 자신의 개인사를 내용으로 '망친 예술'을 표방하며 선보인 S씨의 자손들 - 망친 사진이 더 아름답다안방등의 사진과 사진설치 작품, “예술은 짧고 전위의 삶은 길다를 실천하는 해학적 퍼포먼스, 2010년대 이후 노년의 삶을 사는 실험미술가가 일상과 예술의 틈새를 탐색하며 제작한 그날그날 영어, 손씻기, 밑그림등의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한편, 2023 카아프와 프리즈 기간 성능경 작가는 100명의 외국인과 함께하는 신문 읽기퍼포먼스를 고덕동에 위치한 라이트룸 서울에서 진행했다. [권수진 기자]

 

 

 

 

[권수진 기자 ksj939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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