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뮤지엄, 회화와 디지털 기술을 결합 인간 내면을 투영시킨 오스틴 리의 개인전

롯데뮤지엄, 오스틴 리(Austin Lee)의 국내 첫 개인전 《패싱 타임》
기사입력 2023.10.06 00:00 조회수 7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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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틴 리_패싱 타임_포스터_1080_1920.jpg

 

 

 

- 팬데믹 시대에 경험한 복잡한 감정을 성찰하는 시간 여행

- 인간 내면의 다양한 감정이 투영된 회화, 조각, 영상 등 총 50여 작품 전시

 

 

[서울문화인] 롯데뮤지엄이 회화와 디지털 기술을 결합한 시각예술의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며 미술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오스틴 리(Austin Lee)의 국내 최초 개인전 패싱 타임(PASSING TIME)을 선보이고 있다.

 

본 적 없는 새로운 이미지를 만드는 것을 좋아한다. 그것은 마치 처음 듣는 노래와 비슷하다. 나는 항상 그 낯설면서도 신나는 느낌을 찾고 있다.” 오스틴 리

I love making new images that I haven’t seen before. It is similar to when I hear a new song for the first time. I’m always looking for that exciting and unknown feeling.’ Austin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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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틴 리(Austin Lee, b.1983)

 

 

개인적으로 오스틴 리는 이번 전시를 통해 처음 접하게 된 작가이다. 오스틴 리(Austin Lee, b.1983)는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아티스트로,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등 확장 현실 기술을 회화와 접목한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펼치고 있는 작가로 디지털을 기반으로 회화, 조각, 영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만들고 있다. 또한, 영상 작품의 배경 음악을 스스로 작곡할 정도로 음악에도 조예가 깊은 작가이다.

 

그의 작업 방식을 살펴보면, 먼저 디지털 드로잉을 활용해 이미지를 구상, 이렇게 구상한 디지털 이미지를 캔버스에 에어브러시로 그리거나, 3D 프린터를 이용해 조각으로 형상화한다. 디지털 이미지를 그대로 현실로 옮겨놓은 듯한 작품들은 기쁨, 슬픔, 사랑, 불안 등 복잡 미묘한 감정들을 담아내고 있다. 작가는 자신의 작업을 쉽게 정의 내리기 어려운 인간성을 탐구하여 상호 간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이라 한다.

 

오스틴 리는 2014년 뉴욕 포스트마스터즈 갤러리(Postmasters Gallery)에서 첫 개인전 이후 2016년 세계적인 아티스트 무라카미 다카시(Murakami Takashi, b.1962)가 기획한 주타포즈 x 수퍼플랫 Juxtapoz x Superflat전시에 참여했다.

 

당시 무라카미 다카시는 오스틴 리 작가는 어떤 신비로움을 가지고 있다면서, 그의 권투 선수 경력을 언급했다. 오스틴 리는 고등학교 때 권투 체육관에서 일하며, 아마추어 권투 경기에 참여한 적이 있다. 이 짧은 경험으로 권투는 그의 삶에 큰 영향을 주었고, 작가는 권투와 그림은 철학과 정신적 관점에서 유사한 면모가 있다고 말한다.

 

이번 전시 패싱 타임(PASSING TIME)은 사람들이 코로나 팬데믹 시대에 경험한 복잡다단한 감정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 여행으로 기획된 전시로 미국 뉴욕과 터키 이스탄불, 독일 베를린, 이탈리아 밀라노 등 세계 여러 기관에서 작품을 선보였으며, 2022년 베이징 엠 우즈 뮤지엄(M Woods Museum)에서 전시에 이어 롯데뮤지엄에서 한국 첫 개인전으로 시간의 흐름 속에서 변화하는 감정을 주제로 한 회화, 조각, 영상 등 작품 50여 점을 선보이고 있다.

 

전시는 사회적 단절로 인해 모든 것이 멈춘 시간 속에서 혼란을 겪는 인간 내면을 보여주는 것으로 전시가 시작된다. 반복 재생되는 미디어와 음악은 삶과 죽음의 경계선상에서 느끼는 혼돈을 극대화하였다. 특히 이번 전시장은 여러 갈래로 뻗어나가는 복도로 디자인되었다. 이는 거대한 시계 바늘을 형상화한 것이라 한다. 시작과 끝이 불분명하게 교차된 공간에서 다양한 감정을 주제로 한 작품들이 뒤섞이며 삶의 연속성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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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틴 리(Austin Lee, b.1983) / Mr. Austin, 2019, Foam and fiber reinforced painted resin, steel armature, acrylic, 198 x 318 x 66cm, Private collection, Korea

 


이번 전시의 대표작품으로 익살스러운 미소와 함께 한쪽 팔을 올리고 손을 흔들고 있는 형태의 <워크>는 디지털 드로잉이 어떠한 방식으로 회화나 조각 같은 작품으로 변환되는지를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RGB 컬러인 주황, 노랑, 파랑의 화려한 색들로 머리와 몸통, 다리 부분이 표현되어 있는 이 작품은 디지털 세계에서 만들어 낸 가상의 대상이 현실 공간에 존재하고 또한 걸을 수 있게 함으로써 가상과 현실 사이의 경계를 허무는 오스틴 리만의 작업 특성을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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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untain, 2023, Urethane paint on 3D printed resin, water pump, FRP, steel and mounting hardware Dimensions variable

 

 

양팔을 벌리고 바닥에 누워 있는 인물은 물을 뿜어내고 있는 <파운틴>이라는 제목의 이 설치는 오스틴 리가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히 선보이는 작품으로 붓과 팔레트를 양손에 들고 있는 모습에서 이 인물을 아티스트라고 추측할 수 있다. 작가는 이 인물의 얼굴에서 물이 뿜어져 나오게 의도하며 분수대 형태로 설계하였고, 뿜어져 나온 물은 바닥을 통해 흐르도록 제작하였다. 그리고 그 옆에는 분수를 바라보며 앉아서 사색할 수 있도록 벤치를 직접 디자인하여 배치했다.

 

오스틴 리는 물이 가진 속성으로 이 작품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물이 작은 폭포를 이루고 춤을 추듯 흘러가는 모습을 통해, 작품은 과거와 현재, 미래가 교차되는 시간을 함축적으로 담아내었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잔잔하게 흐르는 물을 바라보고 소리를 들으면서 지나온 시간을 되돌아보고, 생각에 잠기는 명상의 순간을 선사하기를 바라는 맘에서 제작하였다.

 

고등학교 재학 시절 복싱 체육관에서 일을 하며 아마추어 경기에도 참여했던 작가가 복싱 경기에서 패배한 한 복서가 경기장 줄에 위태롭게 기대고 있는 모습을 표현하고 있는 <Cry Baby>(크라이 베이비)는 패배로 깊은 상실감을 표현한 2018년 작품 <Lean>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작업한 작품으로 빨간 복싱 글러브를 낀 채 양손을 머리 위로 들고 눈물을 흘리고 있는 한 복서가 등장한다. 그는 마치 글러브 낀 양 팔을 높게 들고 경기의 승리를 외치며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패배로 인해 눈물로 가득 채워진 물웅덩이에서 허우적대는 모습처럼 보이기도 한다. 오스틴 리는 슬픔과 좌절을 겪은 사람만이 진정한 기쁨을 이해하고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작품을 통해 이야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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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y, 2023, Bronze, 190.1 x 171.4 x 57.8cm, Jacquelyn Soffer Collection, Miami

 

 

이 외에도 그는 거장들의 명화를 차용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창조한 작품을 만들어왔는데 이번 전시에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20세기 색채 화가, 앙리 마티스가 1910년도 발표한 대표작 <댄스>를 재해석하여 만든 디지털 작품과 브론즈로 제작한 <조이>를 선보인다.

 

전시장 마지막에는 이번 전시를 기념하여 오스틴 리가 새롭게 제작한 작품으로 지나가는 시간에 대한 아쉬운 감정과 다가오는 새해의 시작을 맞이하는 설렘을 동시에 담은 작품 <플라워힐>이 장식한다. 세 개의 화면으로 이루어진 영상에는 눈, , 입이 있는 꽃들이 언덕 위를 가득 채운다. 마치 인간과 같은 인상을 주는 꽃들은 수줍은 모습으로 익살스럽게 춤을 추며 즐거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전시는 1231일까지 진행되며, 매일 3(11, 14, 16) 전문 도슨트가 전시장에서 무료로 전시를 해설해 주며, 네이버 VIBE 앱을 통해 무료로 전시 해설을 들으며 전시를 감상할 수 있다.

 

관람료는 성인 20,000, 청소년 15,000, 어린이 13,000원이며, 4세 미만은 무료다.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에는 관람권이 40% 할인된다. 관람 시간은 매일 10:30-19:00이며 마지막 입장은 18:30까지다. [허중학 기자]

 

 

 

[허중학 기자 ost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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