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불교회화실 교체전 “나한도와 고승 진영"

2012. 9. 18(화) ~ 2013. 5. 12(일)
기사입력 2012.09.18 00:57 조회수 65

위 URL을 길게 누르면 복사하실 수 있습니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URL 복사하기
  • 기사내용 프린트
  • 기사 스크랩
  • 기사 내용 글자 크게
  • 기사 내용 글자 작게

[서울문화인] 국립중앙박물관은 2012년 9월 18일, 올해 두 번째로 전면 교체전시한 서화관 불교회화실을 선보인다. 국립중앙박물관 불교회화실은 2005년 개관 이후 불교회화의 여러 분야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전시를 해 왔으나, 작년 하반기부터는 불교회화의 내용을 보다 재미있고 깊이있게 전달하기 위하여 교체전시 때마다 주제를 선정하여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방식을 시도하고 있다. 이번에 전시되는 ‘나한도羅漢圖와 고승 진영高僧 眞影’은 작년 하반기 ‘명부전冥府殿의 불화’, 올해 상반기 ‘삼성각三聖閣의 불화’에 이어 세 번째 주제이다.


 


나한은 부처의 제자로서 수행하여 해탈을 얻은 존재이다. 불화로는 주로 십육나한도와 오백나한도로 그려지며, 사찰의 나한전羅漢殿‧영산전靈山殿 등에 봉안된다. 나한은 높은 신통력을 가졌다고 여겨져 기도의 대상이 되기도 하였다. 한편 고승高僧은 덕망과 학식이 높은 승려를 가리킨다. 고승의 진영은 주인공이 죽은 뒤 오랜 시간이 지나 제작하거나 원본을 계속 옮겨 그리는 경우 실제 용모와는 멀어지는 경우도 많았지만, 대표적인 고승은 여러 사찰에서 진영을 제작하여 추모하였고, 스승의 가르침을 이어받는 전통이 있는 선불교에서는 승려들이 스승의 진영을 그려 모심으로써 가르침을 기억하고 자신들의 법맥法脈을 확인하였다.


 


이번 교체전시에는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나한도와 나한상, 고승 진영 등 15점이 전시된다. 특히 고려불화 오백나한도 두 점은 이번 전시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명품이다. 고려 1235-1236년에 그려진 연작의 일부로 추정되는 이 오백나한도는 나한의 신통력을 빌어 외적을 물리치고 국가가 평안하기를 기원하던 고려시대의 나한 신앙을 잘 보여주고 있다. 현재 미국, 일본, 우리나라 등에 흩어져 남아 있는 것이 14점 정도인데,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이 그 중 7점으로 가장 많은 수를 자랑한다. 세월의 흔적으로 바래고 어두워진 이 고려불화 오백나한도는 보존을 위하여 꼭 필요한 전시에만 아껴 선보이고 있으며, 이번 전시에는 ‘제170 혜군고존자慧軍高尊者’와 ‘제357 의통존자義通尊者’가 전시된다.


 


한편 고승 진영 부분에서는 한 시대의 불교를 풍미했던 승려들의 초상을 만날 수 있다. 서산西山대사, 사명四溟대사와 함께 임진왜란 3대 의승장의 하나였던 기허영규騎虛靈圭(?-1592), 청허계 편양파(청허휴정淸虛休靜(서산대사라고도 함, 1520-1604)의 계보 중에서도 다수를 차지했던 편양언기鞭羊彦機(1581-1644)의 문파)의 학승으로 이름 높았던 화담경화華潭敬和(1786-1848) 등 쟁쟁한 조선 승려들의 진영이 눈길을 끈다. 화담경화는 마치 경전을 읽다가 잠깐 얼굴을 든 듯 펼쳐진 책 위에 안경을 벗어 놓은 모습으로 그려져, 그의 높은 학식을 강조하고자 한 의도가 엿보인다. 중국 선종의 초조初祖로 숭앙받는 달마達磨대사(?-536), 고려 말기 불교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던 지공화상指空和尙(?~1363)은 인도 승려이지만 우리 나라에서 진영으로 그려진 특수한 경우이다. 지공화상은 보통 승려들과 달리 관을 쓴 모습으로 그려진다. 불화승佛畫僧(불화 그리는 승려)이라는 특이한 이력을 가진 무경관주無鏡觀周(19세기 활동)의 진영도 주목할 만한데, 2010년 국립중앙박물관에 새롭게 입수되어 이번 교체전시에서 처음 선보이는 작품이다.


 


나한羅漢은 깨달음을 얻은 성자를, 고승高僧은 학식과 덕망이 높은 승려를 일컫지만, 불교의 가르침을 따라 출가하여 구도의 길을 걸었다는 점에서 보면 이들은 모두 부처의 제자이며 후대 구도자들의 선구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번 가을에는 새로 단장한 불교회화실을 찾아 나한도와 고승 진영을 감상하면서, 불교의 진정한 가르침과 구도하는 삶에 대해 명상하는 시간을 가져봄직도 하다.


 


오백나한도(제170 혜군고존자) 고려 1236년, 53.9×37.7cm.


오백나한도(제357 의통존자)고려 1235-6년, 52.5×36.8cm.


지공화상 진영, 조선 후기, 101.5×63.6cm.


화담당대선사(화담경화) 진영, 조선 후기, 110.0×77.4cm.


 


 


 

[서울문화인 기자 ]

위 URL을 길게 누르면 복사하실 수 있습니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URL 복사하기
<저작권자ⓒ서울문화인 & www.sculturein.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댓글0
이름
비밀번호
신문사소개 | 광고안내 | 제휴·광고문의 | 기사제보 | 다이렉트결제 | 고객센터 | 저작권정책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 | 독자권익보호위원회 |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 RSS top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